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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정사 삼국지, 조조전 -왕샤오레이 본문

독서-읽고흘려보내지말자

최고의 정사 삼국지, 조조전 -왕샤오레이

cyanluna 2018. 3. 6. 08:08




조조전 , 왕샤오레이

2017년 동안 약 일년에 걸쳐서 조조전을 다 읽었다. 다른 삼국지에 비해서 텍스트가 압도적으로 많은 삼국지다. 16년하반기 부터 읽기 시작한 삼국지로는 이문열, 요시카와 에이지를 거쳐 3번째 작가다. 영국에 있는동안 남은 3권을 독파했다. 중간에 다른 책도 읽고, 이직 문제로인해 신경을 쓰기도해서 완독하는데는 생각보다 좀 오래 걸렸다.

이 책은 삼국지정사를 따른다. 따라서 연의처럼 일기토위주의 영웅적이야기나 제갈량의 신묘한 기술등은 나오지 않는다. 철저히 조조라는 인물에 집중되어서 현실적으로 납득 가능한 내용으로 소설을 전개한다. 유비나 손권은 조조와 직접 연계되는 스토리만 얽혀서 같이 다루어지고 나머지는 짧게 군사보고서 정도에서 전개만 요약하는 수준이다.

조조의 어릴시절부터 시작해서 조조라는 인물이 죽을때까지를 다룬 대서사시다. 따라서 조조의 마지막 전투인 한중정벌까지이다.
삼국구도가 갖추어지기 전 조조의 세력이 확장되는 과정은 기존 삼국지 연의에 비해 아주 세밀하게 묘사 되어있다. 조조의 심리가 변화는 과정을 아주 철저히 살필수있다. 의협심과 한나라에 대한 충심이 넘치던 조조에서 점점 포악해지고 영웅에서 간웅으로 변해가는 조조를 현실감 넘치게 묘사해뒀다. 순욱,순유,곽가,하우돈,장료같이 익숙한 참모들외에도 모개, 최염, 희지재, 정의, 중장통 같은 그리 유명하지 않은, 연의에서는 소위 쩌리 취급받는 캐릭터도 모두 생동감있게 묘사가 되어있다. 이 책에서 가장 큰 수확은 조비, 조식, 조창의 후계자 전쟁을 꼽는다. 이 후계자 전쟁에서 조비파 조식파의 세력들의 대결들이 여러 다른 큰 전투 못지않게 흥미진진하다. 조조는 밖에서 원소, 손권, 유비, 한수와 마초 등을 상대하느라 기지를 발휘 하기도 했지만 안으로 이 후계자 전쟁을 조율하는데도 많은 신경을 썼다. 너무 신경을 쓴것이 탈이지만 후계자 전쟁 전반에 걸쳐서 구석구석 조조의 생각이 안담긴 부분이 없을 정도이다.조비와 조식은 스스로 판단하에 움직였다고 생각했지만 모두 조조의 계산 하에 있었던 것이다.  조조가 얼마나 무섭고 치밀한 인물인지를 가장 크게 깨닫는 부분이 이 후계자 전쟁부분이다. 
여포,원소,유비,손권과의 전쟁은 알고 있던 내용에서 살을 많이 붙이면서 느린전개로 이해를 깊이 했다면 이 부분은 연의와는 달리 거의 무려 3권에 달해서 묘사를 한다. 연의에서는 간략히 다루어지는 이 후계자전쟁은 이미 유명한 관도전투나 적벽대전 못지않게 흥미진진하다.  12권쯤에서는 거의 조비가 주인공같은 느낌이 들 정도이다.

삼국지 매니아라면 익히 알다시피 조조는 전쟁터가 가장 어울렸던 사람이고 전쟁터에서의 용인술이 가장 빛을 발하는 사람이었다. 그리고 천재 정치가였다. 사람의 본질을 꿰뚫어 볼 줄 알아서 적이 두려워하는것과 원하는것을 가장 잘알았다. 스스로 낮출때를 가장 잘아는 사람이었고 위엄을 세우는걸 좋아하기도 했다. 세심한 편이기도 했으며  도량이 큰듯하면서도 좁아 작은 티클하나도 놓치는 법이 없었다. 조조전의 책을 읽은것이라 아니라 드라마를 시즌 7까지 다 본 느낌이다. 조조라는 인물은 한가지 모습으로 표현되거나 한줄의 문장으로 설명 될 수 없다. 어쩌면 조조를 설명하기위해선 800페이지 15권의 분량이 필요할지도 모른다. 

여태껏 삼국지를 소재로 삼은 소설중에서는 가히 최고의 수준이다. 저자는 이 소설을 쓰기위해 약 30년간 조조에 관한 자료를 수집했다고 한다. 사실 소설을 쓰기위해서인지 모으고 나서 소설을 쓴것인지는 잘모르겠다. 확실한 것은 조조에 대한 집착이 엄청 났다는 것이다. 이는 소설을 읽다 보면 그 집요함이 느껴진다. 



덕분에 요즘 중화TV에서 방영한 드라마 ‘사마의’ 시리즈를 잘보고 있다. 연의는 촉한정통설을 따르기에 위국의 내부 사정을 자세히 알기는 어렵다. 조조전을 통해서 위국의 내부 내각구성과 참모들 그리고 운영방식등을 자세히 알게 되어 드라마도 아주 재미있게 봐진다. 소설과 다소 차이나는 전개가 있지만 어차피 모두가 창작물인것이다. 또 다른 삼국지를 보는 것 같아 즐겁기만 하다.  

덧.재밌는 점은 제갈량이 등장하는 부분은 채 전체를 통틀어 한 페이지 분량을 넘지 않는다. 사실 제갈량은 사마의랑 맞짱 뜰때가 재밌는부분인데 이부분은 조조 사후니 언급이 되지 않는 것 같다.

더덧. 가후와 곽가가 내마음의 캐릭터로 부상했다. 이 두 천재 참모는 사실 제갈량과 맞짱 떠도 볼 만 할것같은데 곽가는 요절해서 제갈량과 시기가 겹치지 않았고, 가후는 지은 죄가있어 전면에 절대 나서지 않았다. 어차피 제갈량과 붙으려면 조조 사후여야 한다. 가후는 조비의 두터운 신임이 있었으니 가능 할 수도 있었지만 그땐 나이가 너무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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